두 번째 게임 6프레임

 스포츠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연 ‘승리’다. 인터넷 검색창에 <볼링 잘 치는 방법>을 쳐서 나오 는 게 무엇이든 우리가 원하는 것은 높은 점수이며, 높은 점수는 스트라이크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트라이크를 위해 무엇을 하는가. (1)공을 1, 3 혹은 1, 2 포켓으로 보낸 다. 이때 공 움직임은 일직선보다 포물선으로 그리는 게 좋으니 (2)액시스 로테이션 각도를 높 이고, (3)레인 상태에 알맞은 공을 구매하고 (4)전략에 맞는 지공을 받는다. 그리고 (5)반복, 반복, 반복! 
 걱정하지 말자. 이번 시간 우리의 초점은 아주 단순하다. 바로 <공 무게>다.

처음 볼링 치는데, 몇 킬로 들어야 해요?

 일단 바로잡자. 볼링에서 쓰는 단위는 미국식으로 무게는 킬로그램(kg)이 아닌 파운드(lb)가 맞다. 1파운드는 약 0.45kg이며, 볼링공은 최대 16파운드(7.26kg)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볼링장에는 4~16파운드의 하우스 볼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체중의 1/10에 해당하는 공을 택하라고 말했다. 요 며칠 삼겹살을 많이 먹은 필자의 현재 체중은 72kg, 이는 158.7 파운드와 같다. 소수점을 앞으로 하나 이동시키면 15.8, 반올림하면 16파운드의 공을 사용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다수의 이용을 위해 무작위로 지공된 하우스 볼을 고를 때 이 공식은 성립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개 15짜리 하우스 볼의 손가락 구멍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러면 공이 손에서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과도한 힘을 들이게 되고, 이는 스윙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공을 고를 때는 그 초점을 몸무게가 아닌 <편안함>에 두기를 권한다. 여기서 편안함이란 손가락 구멍이 내게 맞고, 스윙할 때 불편함이 없으며, 착지자세에서 균형 유지가 문제 없음을 의미한다.

 

내 생애 첫 마이 볼

 첫 마이 볼을 구매한다면, 평소 즐겨 사용하던 하우스 볼 무게에서 1,2파운드 더 무겁게 시작해보길 권한다. 이 추가적인 무게는 지공사분들의 마법으로 충분히 다룰 수 있기 때문 이다. 하루가 다르게 힘이 붙는 6-14세 유소년 친구들을 위한 일반적인 조언은 나이만큼의 공 무게를 택하라는 것이나, 개인차를 고려하여 지공사분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

 

볼링 핀과 볼링공 무게

 규정에 따라 볼링 핀을 개당 3파운드 6온스로 본다면, 10개를 기준으로 볼링은 33.75파운드를 4~16파운드로 쓰러뜨리는 스포츠라고 말할 수 있겠다. 가벼운 무게의 공이 스트라이크 확률이 낮은 이유는 핀을 때릴 때 충격으로 인해 공이 굴절되는 정도가 크기 때문이다.

 포켓으로 진입했다 한들 1, 3번 핀에 맞고 나가떨어지면 5 번 핀을 처리하지 못하잖나. 만약 필자에게 체중이 130kg인 홍기라는 친구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72kg 필자와 정면 배 치기를 실시한다면 홍기(5번 핀)는 아무렇지 않겠지만 필자(가벼운 볼링공)는 꽤 멀리 날아가 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 내용에서 언급한 이름은 가상의 인물로, 만약 현실과 일치 한다면 이는 99.9% 우연의 일치입니다.

 

현대 볼링공과 공 무게

 공의 기능이랄 게 딱히 없었던 시절, 남성들은 생떼 수준으로 16파운드를 고집했다. 공 무게가 점수에 미치는 정도가 컸기 때문이다. 만약 볼링공 최대 무게가 25파운드였더라면, 그들은 기필코 그걸 들려고 했을 거다. 그렇다보니 당시 시니어 볼러에게, “나이도 있으신데 이제 볼 무게 좀 내리시죠.”라고 했다간, “그럼 더 늙으면 나더러 뭘 굴리라는 거야? ?!” 핀잔을 들을 뿐이었다.

 오늘날 볼링공은 코어, 표면처리, 지공 방법 등으로 레인 위에서 공 반응을 향상해왔고, 이제는 누구나 레인 위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꼭 16이 아니라도 충분한 핀 액션으로 스트라이크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1516

 공의 기능이 중요해지면서 모든 볼러의 기준 무게는 15파운드로 내려갔다. 그럼에도 여전히 16을 고수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논란에 불이 붙었다. 뭐가 더 낫냐는 거다. 이번 글의 본격 주제가 지금부터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필자는 15파운드를 들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로부터 7년 동안 15파운드들었다. 당시 필자가 느낀 15파운드는 성별에 무관한 필수 무게였다. 근데 16은 좀 달랐다. 선택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들 수는 있겠지만, “굳이?”의 영역 같았다.

* 빌 오닐 선수는 오랫동안 16으로 투구하다 15로 바꾸었다. 솔직한 말로 시합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말한 그는 투 핸더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16에서는 부족하다 느꼈던 공 반응을 만들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고 한다.

 

무거울수록 장땡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탁구공에 맞으면 기분이 살짝 나쁘겠 지만, 투포환에 맞으면 병원에 가야 한다. 무거운 질량의 물체 일수록 가하는 충격 또한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다. 게다가, 머리에 맞은 탁구공은 멀리 튕겨 나갈 뿐이지만, 투포환은 머리를 부술 뿐만 아니라 그대로 다시 떨어져 다리 까지 아작 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잔인한 얘기가 아니다. 더 무거운 공이 핀에 가하는 충격도 크고, 핀에 맞고도 굴절이 적어 스트라이크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기름 없으면 속상해서

 우리가 레인에 굴린 공은 기름이 없는 백 엔드에서 마찰을 만나 속도가 느려진다. 특히 회전이 많은 볼러들의 영상을 보면 이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는데, 호들갑 좀 떨자면 아주 잠 깐 멈추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페루 국가대표 코치인 어네 스토 아빌라(Ernesto Avila) 코치님은 소속팀 선수들의 투구를 측정해보았는데, 릴리스에서 18 mph로 시작한 공이 핀에 서는 14.75 mph로 나타났다고 한다.

* 크리스 반즈(Chris Barnes) 선수는 성공을 위한 최고의 확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어 한다. 만약 중요 한 순간 10번 핀이 남는다면, “16을 썼더라면...”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기 자신에게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다고 말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실은 이론이 아니야~

 우리 볼러들은 중력과 근력의 조화로 공을 투구한다. 그리고 우리가 투구하는 조건은 공 무게를 달리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무슨 말이냐면, 1416을 투구할 때 내가 사용하는 근력은 그대로라는 소리다. 같은 조건으로 탁구공과 투포환을 던지듯, 낮은 볼링공을 사용할수록 속도는 더 빨라진다. 운동 에너지는 질량과 속도의 관계임으로 이는 중요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16파운드 공과 똑같은 에너지를 얻으려면, 공 속도가 얼마나 더 빨라져야 할까?” 아빌라 코치님은 16을 투구했을 때 볼링 핀에서 측정한 운동 에너지 값을 1514 에 대입해 얼마나의 속도가 더 필요한지 계산해보았고, 그 결과 1파운드를 내릴 때마다 공 속도를 0.5 mph 더 빠르게 투구하면 운동 에너지 값이 같아진다고 나타났다.

 실험 중 볼러 한 명은 16에서 15로 내렸을 때 평균 공 속도 가 0.6mph 더 빨라졌다. , 더 큰 에너지 값을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15에서 14로 내렸을 때는 다시 공 속도가 살짝 느려졌다.

 또한, 그가 스펙토(Specto)를 활용해 알아낸 것은, 무거운 공일수록 백 엔드에서 더 많은 속도를 잃는다는 것이다. 즉 릴리스에서 1416의 공 속도가 같아도, 14파운드가 더 많은 속도를 유지했고 핀에서 더 효율적인 운동에너지를 보여 주었다.

 

그럼 회전은?

 무거운 공일수록 더 많은 관성(inertia)을 가지는데, 이는 움직이기 위해 더 많은 힘을 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계속해서 탁구공과 투포환을 생각해보기 바란다) 따라서 공이 가벼울수록 회전이 많고 무거울수록 낮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무게가 높을수록 회전수가 낮아져야 한다. 그의 실험에서는 16에서 15로 내렸을 때 회전수는 7.5% 더 많아졌다. 하지만 14로 한 번 더 내렸을 때는 회전수는 거기서 2% 다시 낮아졌다. 해당 선수는 15에서 가장 좋은 회전수를 낼 수 있었다. 해당 선수는 14를 들었을 때 정확성이 낮아졌는데, 이는 그가 평소 16을 사용했고 키가 크고 힘이 좋아서 가벼운 공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그의 경우, 14를 바꿀 수는 있겠지만, 득보다 실이 많을 거라 판단할 수 있다.

 

진실 혹은 거짓

 그의 실험만으로 확답하듯 말할 순 없겠지만, 아빌라 코치님은 16이 항상 15보다 좋고, 15가 항상 14보다 좋다는 생각은 미신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론과 현실은 다를 수 있음 을 깊이 이해했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고 그만큼의 근력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꼭 청년 때 쓰던 무게를 고집하지는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무엇이 내게 좋은지는 직접 투구를 통해 찾아야 할 것 같다. 우리 볼러들은 항상 그렇게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찾고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분명한 건, 반복 투구가 가능하고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공 무게를 사용하자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게 가장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줄 테니까.

* 제이슨 벨몬트(Jason Belmonte) 선수는 15 파운드를 사용한다. 그리고 그는 공 무게를 올릴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의 투 핸더 딜리버리로 만드는 에너지를 보면 그럴 만도 하 다. 현재의 투구 스펙만으로도 핀이 날아다니는데, 16으로 바꾸어봐야 몸에 무리만 더 간다고 말이다.

 우리의 스포츠 볼링의 매력은 정답이 없다는 것이지만, 가끔은 이 말이 답답하기도 하다. 모두를 위한 방법, 모두를 위한 스타일, 모두를 위한 공도 없다. 공 무게 또한 마찬가지다. 나의 필요성에 맞는 변화를 시도하는 것에 잘못될 일은 없다는 생각이다. 여러분에게 최고의 방법은 무엇인가요?

 

김인섭 프로필

• 학생볼링선수 출신
• 위치타주립대학(스포츠경영학)졸업
• 볼링에 대한 오랜 관심을 글로 써내려가는 마케터
• 독자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문 활짝 열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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